
영고 — 북을 울려 신을 맞다
나라 사람이 모두 모여 며칠을 먹고 마시고 노래하고 춤춥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재판을 끝냅니다.
부여의 영고는 이 목록에서 유일하게 겨울에 열립니다. 다른 셋은 모두 시월, 곧 추수 뒤입니다. 겨울에 여는 이유를 사료는 말하지 않지만, 부여가 사냥과 목축의 비중이 큰 북방 사회였다는 점과 무관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름 그대로 북(鼓)을 울려 신을 맞이(迎)하는 제사입니다. 주목할 것은 축제의 뒷부분입니다 — 이때 형옥을 판결하고 갇힌 사람을 풀어주었습니다. 한 해의 재판을 제사 자리에서 매듭지었다는 뜻이고, 제천이 종교 행사이면서 동시에 나라의 사법 절차였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은정월에 하늘에 제사 지내는데, 나라 사람이 크게 모여 며칠을 이어 마시고 먹고 노래하고 춤추니 이름하여 영고라 한다. 이때 형옥을 판결하고 갇힌 이를 풀어준다.
제사와 재판이 같은 자리에서 끝났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