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끝난 승부를 13턴 더 두게 하고 있었습니다
이 게임의 승리 조건은 오랫동안 32개 지역 전부였습니다. 이번에는 그 마지막 구간이 실제로 어떤 시간인지를 재봤습니다. 자동 플레이어로 80판을 돌려, 플레이어가 26개 지역을 손에 넣은 순간 이후를 따로 떼어 보니 43번 중 42번, 97.7%가 승리로 끝났습니다. 사실상 그 시점에서 승부는 나 있었습니다.
그런데 게임은 거기서 중간값 13턴이 더 남아 있었습니다. 전체 판의 16%입니다. 그 13턴 동안 벌어지는 일은 싸움이 아니라 뒷정리입니다. 상대는 이미 무너져 있고, 그 구간의 공격 성공률은 93%입니다. 길게 느껴지던 판의 가장 큰 덩어리가 정확히 이 구간이었습니다.
26개면 화친을 청합니다
이제 32개 지역 중 26개, 한반도의 약 81%를 차지하면 살아남은 나라들이 무릎을 꿇고 게임이 끝납니다. 32개를 전부 차지하면 예전 그대로 통일 엔딩이 나옵니다.
같은 80판을 24, 26, 28 세 기준으로 다시 돌려봤습니다. 승률도, 패배율도, 나라별 승률도 세 경우가 완전히 동일했습니다. 움직인 것은 판의 길이뿐이었습니다. 승부에는 손대지 않고 이미 끝나 있던 시간만 잘라냈다는 뜻입니다. 판의 중간값은 82턴에서 69턴으로, 가장 긴 판은 144턴에서 131턴으로 줄었습니다.
26을 고른 이유는 이렇습니다. 28로 두면 판이 길다고 느껴지는 경계선에 아슬아슬하게 걸치고, 24로 두면 3턴밖에 못 줄이면서 통일이라 부르기에는 지도의 75%로 기준이 얕아집니다.
그리고 곧바로 저희가 낸 버그
이 규칙을 넣은 다음 날, 화친 승리 화면이 이렇게 떴습니다. "백제가 한반도를 통일했습니다!" 여섯 개 지역이 아직 적의 손에 남아 있는데도 말입니다.
엔진에는 화친 승리용 문구를 새로 써 넣었는데, 그 문구가 사건 기록에만 들어갔습니다. 플레이어가 실제로 바라보는 승리 화면은 예전 통일 문구를 그대로 읽고 있었습니다. 지금은 화친 승리 전용 제목과 문구가 한국어와 영어 모두에 들어갔고, 승리 화면이 판 위의 실제 상황을 보고 어느 쪽 엔딩인지 판단합니다. 다시 어긋나면 빌드가 멈추도록 검사도 붙였습니다.
정직하게 덧붙입니다
위 숫자는 모두 사람이 아니라 저희가 만든 자동 플레이어가 둔 80판의 기록입니다. 사람의 승률이 아니라 규칙을 재는 자로 봐주시면 됩니다.
그리고 이 변경은 이긴 판을 짧게 만들 뿐, 지는 판에는 아무것도 해주지 않습니다. 초반에 무너진 플레이어가 다시 일어설 길은 여전히 부족하고, 그것이 저희가 다음으로 붙잡고 있는 문제입니다.